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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ching Comment

오목마니아들이 착각하는 흔한 오류 몇 가지

오목나라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봤는데, 다수의 마니아 분들이 잘못 생각하시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바로잡아 드립니다. 

 

1. 오목은 암기 위주의 게임이다? -> 결론부터 말하면 NO 오목은 수읽기와 행마중심의 게임입니다.

 

현 국제룰인 soosyrv-8룰에 대해서 암기해야할 부분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것은 많은 마니아분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오목을 익혔고, 또한 너무 완벽하게 두기를 원하는 욕심에서 기인하는 오류입니다.

 

이론의 영역이 RIF룰이나 야마구치룰에 비해서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한 영역들의 상당부분을 암기로 대체해야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대체로 행마원리나 수읽기로 커버가 가능합니다. 물론 종종 커버가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실전을 통해서 배워가는 것이지요~ 무조건 처음부터 다 알고 시작해야하겠다는 마인드 자체가 욕심입니다.

 

실제대회에서는 저는 물론이고, 아래기보처럼 세계적인 선수들조차 이론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대회에서 악수와 잘못된 판단들은 넘쳐나고 완벽한 선수는 거의 없습니다.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오목은 이론적인 최선의 수를 찾는 게임이 아닙니다. 마주앉은 상대와 지금 이 순간의 기량을 겨루는 게임입니다. 이론적으로 아는 수로 진행을 해도 한순간 삐끗하면 승부는 언제라도 뒤집어집니다.

이론따위보다는 기본기와 집중력이 훨씬 중요합니다.

 

온라인상의 툴오목을 실제대회와 혼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프라인대회에 참가하다보면 대회마다 평균적으로 6~7대국 정도를 두게 되는데 그 중에 알고 있는 형태로 진행하는 대국은 1~2국에 불과합니다. 즉 오프라인 대회의 성적은 자신이 모르는 형태로 두게 되었을 때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느냐가 최대관건입니다.

 

대표적으로 김홍순 5단은 이론적베이스가 별로 없는 기사이지만, 국내의 누구와 상대하더라도 만만치않은 승부를 이어갑니다. 이론지식이 부족하더라도 다른부분에서 보완할 수 있는 선택적 요소들이 soosyrv-8룰에는 충분히 존재합니다.

 

저 역시 과거에는 오목이론들을 빠삭하게 섭렵했으나 지금은 대부분 기억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대부분의 대국을 기본기(수읽기, 행마)위주로 풀어갑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론적 베이스가 전혀 필요없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이론지식보다는 기본기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기본기의 바탕위에 이론은 살짝 거드는 정도가 좋은 밸런스입니다.

 

그러나 국내마니아분들은 이론지식의 바탕위에 기본기가 거드는... 즉 주객이 전도된 실력의 밸런스를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2. 오목은 경력이 오래될수록 실력이 높다? -> NO 경력과 실력은 비례하지 않는다.

 

이것 역시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부분입니다.

오목실력은 대체로 계단형으로 상승하며, 오프라인 입문 후 3~4년까지의 기간이 가장 빠른 실력의 성장을 보입니다.

가장 열정을 보이는 시기이며 또한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시기이기도 하죠.

물론 그 이후에도 실력은 등락을 거듭하지만 앞서 말한 급성장구간의 상승에 비해서는 등락폭이 작습니다.

 

경력이 오래되면 다양한 경험치가 쌓이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열정이라든지 기본기, 집중력, 승부근성 등의 부분은 오히려 쇠퇴하는 경우가 많죠~

따라서 전반적인 실력은 일정한 세월이 지나면 상향곡선에서 하향곡선으로 바뀌게 됩니다.

일본, 스웨덴, 러시아 등의 50~80대 선수들도 대부분 과거에 비해 실력이 현저하게 하락해있습니다.

만약 2006년의 저와 2019년의 제가 맞붙는다면 2006년의 제가 쉽게 이긴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현재의 저는 오목에 대해 거의 노력을 하지않으니까요~

과거처럼 엇비슷한 실력의 경쟁자들이 별로 없기때문에 계속 우승하고 있는 것일뿐, 절대적인 실력은 전성기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3. 실수로 졌어? -> NO 오목에서 실수란 존재하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대국이 끝난 후에 이런말을 합니다.

"아! ~ 마지막에 한 수 실수했어!"

"아! ~ 여기서 잘 못 봤네!~"

 

그러나 오목이라는 분야에서  "실수"라는 단어가 필요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오목은 원래 한 수로 승부가 판가름나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한 시간을 줄곧 공세로 게임을 리드하고 있었다하더라도 수순하나 잘 못 둬서 승부가 뒤바뀌는 것이 바로 오목입니다.

악수를 두기 전 상황이 유리하건 불리하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못 본 것을 상대가 봤다면 그건 그냥 실력차이입니다.

 

즉 오목에서 소위 "실수"라 불리는 대부분의 상황들 자체가 그냥 "실력부족"입니다.

 

제가 패했던 많은 대국들 역시 실수가 아니라 모두 당시 제가 실력에서 졌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깔끔하게 인정할 수 있을 때 이후 같은 잘못을 반복할 확률이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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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온라인 오목환경이 제대로 연습할 사이트도 별로 없고, 즐기기에 어려운 환경인 것은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누구도 쉽게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과거 20년 전의 환경도 그닥 좋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 때는 초창기라 낭만이 있었고, 활기가 넘쳤기에 즐거운 맘으로 오목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오목을 두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오목이 하기싫은 공부처럼 느껴진다면 안하는게 맞겠지요!~

다만 생각의 전환을 할 필욘 있습니다.

공부처럼 생각하지 말고, 즐기려고 노력해보는건 어떨까요?^^;;